중대재해처벌법
골프장 익사 50대 여성, 왜 탈출 못했을까...모두 ‘이런 연못’이었다
골프장 익사 50대 여성, 왜 탈출 못했을까… 모두 ‘이런 연못’이었다.
골프장 익사 50대 여성, 왜 탈출 못했을까… 모두 ‘이런 연못’이었다 - 조선일보 (chosun.com)깔대기형 구조 바닥의 인공연못, 바닥은 미끄러운 방수포
발버둥칠수록 깊은 곳으로 미끄러져
입력 2022.05.11. 10:25업데이트 2022.05.11. 10:57
왼쪽 사진은 지난달 27일 오전 8시51분쯤 전남 순천의 한 골프장에서 50대 여성이 연못에 빠져 구조당국이 수습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사고 이후 모습. /순천소방서·뉴스1
순천경찰서와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A씨가 빠진 곳은 골프장 내 연못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워터 해저드’라고 부른다고 한다. 골프장 내 연못은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수심 1m 안팎의 경관용으로 조성된 ‘자연 연못’과 물을 모아두기 위한 깊이 3m 안팎의 ‘저류형 연못’이다. A씨가 빠진 연못은 후자였고, 골프장 내에서 벌어지는 익사 사고는 대개 저류형 연못에서 발생한다고 경찰은 설명한다.
A씨는 연못 근처에 떨어진 골프공을 주우려다가 이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이 추정인 이유는, A씨가 연못에 빠지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A씨가 연못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사건 당일 오전 8시 50분쯤이다. 함께 골프를 치던 일행 3명과 캐디가 이미 물에 빠져 있던 A씨를 뒤늦게 발견하고 신고한 것이다.
사고 직전, A씨와 일행은 해당 홀에서 첫 번째 샷을 쳤다고 한다. A씨가 친 공은 오른쪽으로 진행하다 연못 근처에 떨어졌다. 다른 이들의 공은 그보다 왼쪽으로 30~40m 떨어진 곳으로 갔다. 동행한 캐디는 일행 3명의 다음 샷을 먼저 도왔다가, 뒤이어 A씨의 두 번째 샷을 돕기 위해 그가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A씨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목격자인 캐디는 “연못 쪽으로 갔을 때, A씨가 그곳에 빠진 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코만 물 밖으로 나와 있었다”고 경찰에 증언했다고 한다. 연못가가 2m가량 직벽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서, 30~40m 떨어진 곳에선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A씨가 연못을 자력으로 탈출하는 건 불가능했을까. 당시 사건을 수사한 순천경찰서는 이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A씨가 빠진 곳은 중심부로 갈수록 깊어지는 깔대기형 해저드였어요. 바닥에 방수포가 깔려 있었기 때문에 미끄러워서 못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됩니다. 처음에 물에 빠졌다가 점점 중심부로 미끄러져 내려간 거죠.” 저류형 연못 바닥에 표면이 미끄러운 방수포가 깔려 있었고, 발버둥칠수록 수심이 깊은 중심부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A씨가 빠진 연못은 얕은 곳은 2m, 깊은 곳은 4m에 달했다고 한다.